영화 "잠" 줄거리 결말 포함
한밤중에 자고 있던 수진은 깨어나 갑자기 남편 현수가 침대 끝자락에 앉아 멍하니 있는 것을 발견한다. 현수가 "누가 들어왔어"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의아해 한다. 다시 쓰러져 잠드는 것을 본 수진은 그냥 단순한 잠꼬대인 줄 알았지만 갑자기 방문 밖에서 쾅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려 겁에 질린다. 두려움에 떨면서 현수를 깨워보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고, 쾅쾅 거리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와 어쩔 수 없이 수진은 만삭의 몸으로 방문 밖으로 나간다. 소리의 정체는 베란다 문 사이에 낀 슬리퍼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수진은 슬리퍼를 치우고 문이 제대로 닫히도록 하지만 베란다 안쪽 창고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알아챈다. 범인은 반려동물 '후추'였으며 모든 일이 끝나고 안도한 수진은 세상 모르고 잠든 현수에게 짜증을 낸다. 그런데 현수의 발에 베란다에 있던 슬리퍼의 다른 한 짝이 신겨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다음날, 수진은 일어나 현수가 지금까지 배우로서 커리어로 쌓아온 상패와 가족사진,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라는 가훈이 걸린 패를 보고 출근을 한다. 그런데 밖에 아랫집 여자(민정)가 찾아온 것을 모르고 문을 열어버려 코피를 흘리게 만든다. 아랫집 여자는 마카롱이 가득 든 상자와 함께 이번에 새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최근 일주일 내내 층간소음이 너무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주의를 해줄 것을 당부한다.롯데푸드 의 팀장으로 일하던 수진은 퇴근을 하며 현수의 자동차를 타고 집에 오는데, 아침에 있었던 일로 불평하며 층간소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 같아서 마카롱을 뜯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하지만 결국 뜯어서 한 개를 집어먹는다.
수진은 현수에게 새벽에 일어난 일을 말하며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하며, '누가 들어왔어'는 무슨 뜻이었냐고 묻자, 현수는 각본에 있는 대사를 잠꼬대처럼 중얼거린 것 같다며 대본을 넘긴다. 다만 확실히 현수의 말대로 그런 대사가 있었으나, '누가 들어왔어요'였다. 이 때는 수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날 밤, 잠든 현수를 바라보던 수진은 갑자기 현수가 손톱으로 뺨을 긁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만 좀 긁으라며 타박한다.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지만 현수는 잠결에도 점점 강하게 뺨을 긁고, 이에 걱정이 된 수진은 여러 번 만류한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현수의 뺨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급한대로 수진은 응급처치를 하고 제발 병원에 가보라고 사정하지만 현수는 일이 바쁘며, 어차피 이정도 상처는 쉽게 가릴 수 있을거라며 촬영장으로 나선다. 남편을 보내고 난 후 집을 둘러보던 수진은 바닥에 핏자국이 남은 것을 발견하고 이를 따라가다 핏자국이 침대 밑까지 이어진 것을 본다. 침대 안쪽에는 더 많은 핏자국이 있었으며 그 끝에는 후추가 두려움에 떨며 구석에 앉아있었다.
뺨에 난 상처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었던 현수는 결국 배역을 잃게 되고 수진은 상처 좀 나은 다음에 촬영하면 되지 뭘 그런 걸로 배역을 취소하냐며 촬영팀을 욕한다. 현수는 이제 배우를 그만두고 공인중개사 시험이 어렵지 않은 것 같다며 운을 띄우지만 수진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둘이 힘을 합치면 못 할 게 없다는 가훈을 강조하며 힘을 내자고 한다. 또다시 현수가 뺨을 긁을까 걱정되었던 수진은 부엌에서 오븐용 장갑을 꺼내와 현수의 손에 씌워주고 안심해 잠에 든다. 그러나 그날 밤, 현수는 몽유병 상태로 냉장고 문을 열고 달걀과 고기 등의 음식을 날것으로 집어먹기 시작하고 이에 놀라 싱크대에 가 구역질을 하던 수진의 옆에 갑자기 나타나 수도꼭지의 물로 입가심을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는 안방의 창문을 열고 무서운 힘으로 밖으로 뛰어내리려 하고 사력을 다해 겨우 이를 말린 수진에 의해 잠에서 깨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며 어리둥절해한다.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집 안의 창문이란 창문에 전부 철창을 설치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수진의 엄마가 집을 방문해 용한 무당에게 받아왔다며 부적을 건네주지만 수진은 무당 따위를 믿냐는 식으로 거절하고 엄마를 돌려보낸다. 현수는 수진의 제안으로 치료를 위해 수면클리닉을 같이 방문해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현수는 렘수면 행동장애 진단을 받는다. 약을 복용하고 주의사항들을 지켜나가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가진다. 곧장 집으로 달려가 가위나 칼같은 주방도구를 숨기거나 소리를 알수있게 방문에 종을 다는 등 집을 안전하게 만들고 술을 금지 하는[3] 등 건강관리에 힘쓰게 된다. 그렇게 부부는 열심히 노력해보지만 렘수면 장애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현수는 후추를 죽여 냉동고 안에 시체를 집어넣는 대형 사고를 치게 된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수진은 딸 하윤을 낳게 되었고, 남편의 수면장애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부부가 힘을 합치면 해결 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대로 현수의 수면장애가 일어났고 혹여나 딸이 다칠까 두려움에 떨던 수진은 욕실에서 잠을 자기까지 하며, 현수는 또 수면장애가 도져 화장실 잠긴 문을 쿵쾅쿵쾅 두들기며 수진과 딸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이후 조용해지자 수진이 문을 열고 바깥을 확인하니 현수는 거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 재방문한 병원에서 약 복용과 건강관리에 힘쓰면 "언젠가는 낫는다"는 의사에 말에 수진은 홧김에 약병을 의사에게 던진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돌팔이 의사였다며 화를 낸다. 결국 수진은 엄마를 통해 무당을 소개 받아 혹여나 집에 나쁜 게 있는지 알아보게 했는데 무당이 남편을 가리키며 남자귀신에 씌였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수진이 귀신을 끌어들였고 귀신이 씌인건 남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귀신을 쫒아 내려면 이름을 알아내야 한다며 수진에게 이름을 알아내라고 한 뒤 귀신이 "개 짖는 소리, 애 우는 소리 없이 너랑 단둘이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한다.
무당이 다녀간 뒤 수진은 그동안 자신이 만나왔던 남자들을 적어내리며 그들중에 죽은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지만 전부 살아있어 무당의 말을 믿지 않으려 했지만 문득 아래층에 이사를 간 할아버지를 떠올리는데, 평소 아래층 할아버지가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타박했던 말과 수진을 너무 좋아했다는 것을 떠올리고 점차 무당의 말을 신뢰하기 시작한다. 수진은 아래층 할아버지의 행방을 묻기 위해 아래층에 방문해 해당 할아버지에 대해 물어보게 되는데.. 이사를 간 할아버지는 사실 새로 이사온 민정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민정의 아들을 통해 이사를 간게 아닌 욕실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수에게 실제로 그 할아버지 귀신이 씌였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된 수진은 할아버지의 이름을 알아낸다. 평소 무속신앙을 믿지 않던 수진이지만 현수가 딸 아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신경이 점차 쇠약해지게 되고, 어느 날 밤 코를 골며 자고 있던 현수에게 수진이 "정말로 내 딸을 죽일 거냐"라고 소리치며 묻자 현수는 잠꼬대를 하듯 "몰라..." 라고 웅얼거리게 된다. 이에 수진은 아래층 할아버지 귀신이 현수에게 씌인 것이 맞다는 확신을 지니게 된다.
수진은 예전에 친정엄마가 가져다 준 부적을 침대 밑에 붙이며 밤새 잠든 현수를 지켜보게 되고, 실제로 현수가 수면장애 증상을 보이지 않자 부적까지 맹신하게 된다. 밤새워 자신을 지켜봤다는 말에 현수는 수진을 침대로 들어서 옮긴 뒤 얼른 눈 좀 붙이라고 하게 되고 아침에야 잠에 든 수진은 밤에 다시 눈을 뜨게 된다. 이때 불안함을 느낀 수진은 딸의 침대를 살펴보지만 아기 침대엔 쓰레기만 놓여있고 아파트 쓰레기장에 딸이 버려져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공포감에 휩싸인 수진이 악몽을 꾼것이었다. 정신을 차린 뒤 다시 아기 침대를 살피지만 침대에 아이가 사라진걸 깨닫고는 급하게 거실로 뛰쳐나온다. 부엌에서 끓고있던 사골을 발견하고선 두려움에 휩싸인 수진은 패닉에 빠져 맨손으로 사골을 뒤집어 엎고 뼛조각들을 마구 뒤지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이가 없었고 아이는 현수가 씻기고 있었다는걸 발견한다. 현수가 곧장 달려와서 수진을 살펴보고 어질러진 부엌을 치우고, 뜨거운 사골뼈를 만져 데인 손을 치료하려고 냉동고를 열어 얼음을 담으려 하지만 이미 이성의 끈을 놓은 수진은 현수를 사골 냄비로 내려쳐 기절시키고 속박시킨 뒤 내 딸을 가만내버려 두라며 이성을 잃은 채 칼로 협박하게 된다. 현수는 자신이 요청한 더 강력한 수면장애 약을 처방받았다며 겨우 수진을 안심시킨다.
시간이 꽤 흘러 현수는 수면 클리닉을 다니게 되었고 수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수면 클리닉에서 강력한 약의 도움으로 완치판정을 받은 현수는 곧 퇴원을 앞둔 수진을 마중나가러 가지만 수진은 이미 하루전날에 퇴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락두절이 된 수진을 찾기 위해 현수는 수진의 어머니에게 딸을 맡기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현수는 집 바깥의 상황이 묘한 걸 느낀다. 아래층 집의 문이 열려 있고 그 집의 아들이 현수를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으며, 자신의 집인 위층에서 쿵쾅 소리가 난다. 이에 현수는 집에 가보니... 집안은 온통 부적 투성이었으며, 그곳에는 수진이 있었다.
그동안 수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가 되기는 커녕 악화가 되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더욱 귀신에 씌였다는 사실을 믿고 더더욱 무당을 신뢰하며 미쳐가고 있었다. 현수가 병원에서 완치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지만 믿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더 이상 부적으로 도배된 집에 못 있겠다는 현수를 억지로 앉혀놓고 자신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며 현수가 귀신에 씌였다는 증거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귀신을 퇴치해야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의사로부터 완치판정을 받아온 현수는 수진의 말이 귀에 들어오질 않았고 실제로 귀신이 들어온 게 맞다면 왜 최근 한 달이 넘도록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냐고 물으며 믿지 않는다. 하지만 수진은 PPT의 다음장을 보여주는데, 현수가 알몸이 된채 굿을 받는 장면이었다. 즉, 현수가 잠을 자는 사이에 다 벗겨놓고 집안에서 굿을 하면서 이미 귀신퇴치를 하고 있던 것으로 등에 알 수 없는 문양까지 새겨 놓아 귀접 현상을 막았다고 수진이 설명한다. 이미 굿을 진행 했지만 할아버지 귀신이 천도를 거부하고 머물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늘 제대로 내쫒아야 한다고 강요하지만 현수는 이를 거부하며 집을 나가려고 한다. 이에 수진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라는 가훈이 걸린 패를 집어 던지며 언제까지 나 혼자 해결하게 만들 생각이냐고 화를 낸다. 이에 현수는 집을 나가는 걸 포기하고 자신이 뭘 하면 되냐고 수진의 말에 맞춰 주려고 한다.
이제까지 현수에게 반말로 말하던 수진은 현수 앞에 앉아 "내 말 잘들어요." 라며 존대로 말하기 시작한다. 기훈은 수진의 속삭이는 귓속말을 듣고 냉장고로 가 냉동칸을 열어보고 아래층 집 강아지가 죽어 있는것을 발견한다. 수진은 반쯤 정신이 나가 "나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라고 중얼거리고[10] 놀란 현수가 화장실로 가 토를 하는데 욕조에는 몸이 묶이고 입이 테이프로 붙어있는 채로 감금되어 있는 아래층 민정이 있었다. 그동안 할아버지 귀신 때문에 고통을 받은 만큼 그의 가족도 똑같이 고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수진이 아래층 집 강아지를 냉동고에 넣어 죽이고 민정을 감금한 것. 현수가 이를 알고 충격 받아 벙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수진은 도리어 민정을 끌고와 드릴로 민정의 머리를 겨누고[11] "이래도 안 나가냐, 당신 딸을 죽이겠다"며 협박하고, 민정을 시켜 "아빠 이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제발 나가라, 내가 손자도 잘 키우고 제사도 꼬박꼬박 지내겠다"라는 말까지 하게 만든다.
어떤 방법을 써도 현수가 그저 가만히만 있자 수진은 민정을 드릴로 위협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관자놀이에 드릴로 상처를 내기 시작한다. 이에 현수는 넋이 나간 채로 "나갈게... 나갈게..."라고 자포자기한 듯이 말한다. 이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경찰과 민정의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에 멈칫한 수진을 현수가 덮쳐 붙잡게 된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수진은 "오빠였어..? 할아버지는...?"이라고 넋이 나가 묻고 잠시 멈칫하던 현수는 마치 할아버지가 된 듯한 말투로 직접 현수의 몸에서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그대로 현수는 바닥에 쓰러진다.그러곤 현수는 수진을 향해 아랫집 할아버지가 진짜로 자신의 몸에서 나갔다고 이야기를 하고 수진은 그제서야 안심한듯 서로 포옹을 하고 쓰러진다. 그리고 수진이 곧바로 잠에 들고 코를 골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해석
영화의 엔딩은 일견 현수에게 씌여 있던 할아버지가 비로소 정체를 드러내면서 반전을 맞고, 할아버지가 현수에게서 떨어져 나가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보통의 호러 영화였다면 이 부분에서 할아버지가 정체를 드러낼 때에 뭔가 좀 더 현실스럽지 않은 효과나 연출을 넣어 정체의 반전을 강조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드러내는 반전 부분을 의외로 꽤 무미건조하게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모호함에 빠지게 된다.
정말 할아버지가 정체를 밝힌 것인지? 아니면 직업이 배우였던 현수가 어떻게든 수진의 공황을 끝내기 위해 그럴듯한 연기를 한 것인지? 현수는 이미 아랫집 할아버지를 알고 있었고, 직업 자체가 배우인 데다가 실제로도 수진 앞에서 아랫집 할아버지의 성대모사를 몇차례 따라하는 장면도 나왔던 만큼 빙의 당한 척 연기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수진이 보았던 환영도 수진의 정신 상태가 불안했기에 그저 상황에 맞는 결말을 환영으로 보게 되었을 수도 있다. 일부러 수진의 눈동자에 비치는 모습으로 작고 불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이것 역시 감독이 의도한 모호한 연출의 일부일 것이다.
시간의 이야기도 모호함을 더하는 장치인데, 이야기는 극중 시간이 밤 12시가 되기 직전에 끝났기에 이후 현수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정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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